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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 새해 단상 ) 겨울편지...





겨울편지 / 이원우 친구여! 입가에 늘 미소 짓던 바람은 잠시 머물다 떠나가고 저물 다 멈춘 벌판에 흰 눈만이 쓰러졌다. 홀로 쓰러진 것끼리 연거푸 몸이 떨려오는 고독의 여정에서 하얗게 빛을 낸다. 사라진 기억들은 바람이 몰아오고 산을 오르는 겨울새떼들은 함박눈으로 부서져 사라졌다. 홀연히 떠난 바람은 새들의 죽음을 깨달았을까. 친구여! 돌아보면 온 몸이 부르트는 밤, 사랑을 찾아 땅 속 깊은 곳을 발로 차며 영혼의 생기를 불어넣는 겨울나무들을 보았다. 기림의 세월, 어둠의 끝이 오는 새벽이면 하얗게 설은 나무들은 일어설 수 있을까. 아아, 바라보면 끝없이 영육의 교감으로 이뤄진 사랑이여! 한 날 한시에 함께 잠들지 못하는 별들을 품어 온 사랑 속에서 흰 눈이 얼마나 더 쓰러져야 푸른 하늘만이 보일까. 그리운 친구여! 우리의 사랑은 사랑한 만큼보다 더 가슴에 파고든 별들을 흔들어준다. 머물기 위해 생눈을 비비며 떠돌던 가랑잎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사랑의 자유로움을 바람은 알고 갔을까?

출처 : ALMA ART 가톨릭문화원
글쓴이 : 이가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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