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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좋은시방

퇴직

아이 엄마와 늦게 만나 평범하게 살아가는 63세 되는 한 가정에 가장입니다.
결혼이 시작부터 잘못됐는지 집이 경매에 넘어가 전세보증금 전부다 날리고 이사 비용으로 6백만 원 받아쓸만한 물건들은
모두 처분하고 간단한 식사 도구, 이불, 옷가지 아이들 필요한 물건들 들고 부엌 딸린 방 한 칸짜리 달세 방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IMF 경제 위기에 직장도 잃고 인력시장에 나갔지만 공치는 날은 운동장에서 시간 때울때가 많았고, 일 쉬고 과자와 먹을 것을 사들고 집으로 오면 아이들은 얼마나 좋아하는지 창문이 뒤틀려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틈새가 있어 찬바람에 감기는 달고 살았고, 비닐로 창문을 막으면 뿌연 먼지가 아이들 입으로 들어갔는지 아토피가 온몸으로 펴져 밤새도록 물수건으로 아이 몸을 닦아주고 병원 가서 주사도 맞고 민간요법으로 바르면 가려움이 수그러진다하여 이것 저것 많이 발라 봤지만 큰 효과도 없고 아이들이 조금씩 크고 면역이 생기서 그런지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보고 다행이다 싶더군요
새벽에 일어나 일하러 가지만 줄 서서 순서 기다리다 다시 집으로 오곤 했습니다 아이 엄마는 우윳값이라도 조금 벌려고 전자제품 부업을 했는데 하루에 많이 벌면 4~5천원 생활비는 턱없이 부족하고 아이 때문에 다른 일은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이불 깔고 누워있는 모습이 기가 찬지 교회에서 관리인 구한다고 이력서 한 장 써달라 하여 썼고, 몇일 뒤 면접 보려 오라 하더군요 본가 근처고, 교회 사택에서 머물면서 청소도 하고 차량 운행도 하고 교회의 사소한 일들을 많았고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생활이 안정이 되니까 좋았는데 믿음이 부족한 나 자신에게 많이 힘들고 부끄러워 많이 망설여 그만둘까 생각도 했지만 아이들 데리고 밖으로 나오는 것도 쉬운 일도 아니고 혼자서 찬송도 부르고 기도도 하지만 믿음이란 게 하루아침에 오는 것이 아닌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일도하고 성경 책도 보고 내 마음이 변해야 되겠다 생각으로 조금씩 변해가지만 보는 눈은 그렇지 않은지 2년 6개월 마치고 집을 비워 달라고 하더군요 다시 직장을 구하고 보증금을 조금 빌려 전셋집도 구했습니다. 전보다 생활환경도 조금 나아지고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라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전셋집으로 이사를 다니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전세가격도 떨어지고 이웃집 소개로 평수도 크고 전 주인이 깨끗하게 사용해서 큰 수리비도 없이 생에 처음 내 집을 장만하면 세금도 적고 내 집 마련 대출도 받고 이웃에게 빌리고 겨우겨우 힘들게 내 집을 장만했습니다. 제황산동 산비탈에 있는 아파트인데 경사지고 비탈진 도로가 처음에는 사실 운전하기가 조금 두려워서 망설였는데 다니다 보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무엇보다도 아이 엄마가 많이 원해서 망설임 없이 장만하게 되었습니다.
최저임금으로 내 집을 장만하는 것은 사실 힘든 일인데 귀인의 도움으로 무사히 장만했습니다. 전등, 전기코드 등 퇴근길에 구입해서 설치하고 부분적으로 이곳 저곳을 살피며 손볼 곳은 손보고 타일 바닥은 깨끗하게 수세미로 닦고 창문 틈에 끼인 먼지도 닦고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필요한 물건들 버릴 것은 버리고 새로 구입할 것은 새로 구입하고 산 중턱이라 아래 가로등 불빛이 밝아 환해서 좋고 낮에는 따뜻한 햇살이 강하게 비추어 한겨울에도 큰 추위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 할 일이 많은데 벌써 내 나이가 퇴직할 나이가 되니 걱정도 앞서고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될 일도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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